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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인사)이야기/HR 이슈 & 생각

비혼선언 축하금은 회사의 좋은 복지제도 입니다.

by moindam 2024. 5.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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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선언 축하금은 회사의 좋은 복지제도입니다.

최근 비혼선언 축하금에 대한 이슈를 언론 기사로 접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과 다른 방향으로 기사의 타이틀이 설정되거나 이에 따라 여론도 의외의 주제를 갖고 논의하는 것 같이 보였습니다. 언론의 역할이 이슈를 만드는 것이라면 현재 비혼선언 축하금이라는 이슈가 "비혼"에 대한 논의라던가, 혹은 "비혼선언"의 정당성에 대한 논의를 만들어내는 것이 목적 달성이라 할 수 있지만 이러한 제도를 설정하거나 추진하고자 하는 주체는 기업이라는 사실을 잊으시면 안 됩니다.

제가 HR부서에서 오래 일하다 보니 일종의 직업병일지 모르겠지만 여러분, 비혼선언 축하금은 비혼이 좋다 나쁘다, 혹은 비혼선언의 인정 불인정 이러한 것이 아니라 해당 제도가 기업의 복지제도라는 부분에 방점을 찍고 해당 제도가 복지제도로서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 해당 제도를 기획하고 실행하는 배경은 무엇인지, 궁극적으로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 왜 선택하고자 하는지 생각해보셔야 합니다. 아, 참고로 저는 결혼뿐 아니라 육아도 책임지고 있음을 말씀드리며 오늘은 HR의 관점에서 이야기하겠습니다.

비혼선언축하금신문기사
비혼선언 축하금 관련 기사 타이틀

 

1. 복지제도는 어떻게 디자인되어야 하는가?

회사의 복지제도의 의미를 고민해 본 적이 많습니다. 간혹 설문조사 등을 보면 회사 선택 시 복지제도의 중요성을 중시한다는 내용도 많지만 현실적으로 보상 수준에 우선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모든 기업이 보상으로만 직원들을 충족시키기에는 자금의 한계가 존재하기에 적은 비용으로 효과성을 극대화하는 방편 중 하나가 복지제도이며 실제 유연근무제도의 강화, 주 4일 근무제도 등으로 높은 수준의 연봉을 어필하는 시장 속에서 재직자나 지원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음으로는 시대의 요청에 맞아 사회적 호응을 얻어 기업이미지를 개선시키고, 정부정책과 일치된 방향으로 설정하여 정부에게도 어필하는 목적으로 디자인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저출산 문제가 부각되자 출산 지원금을 대폭 강화하여 언론에 홍보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할 것입니다.

끝으로 복지제도의 기본은 다수의 직원들에게 적용되며, 누구나 그 기회를 획득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일부 인원들에게 기회와 혜택이 집중된다면 해당 제도는 복지제도가 아니라 특별 성과급, 혹은 인센티브와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2. 시대의 요구에 적합한 트렌디한 복지제도입니다

비혼선언 축하금이 현재 저조한 혼인률과 저출산이 국가적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시대의 요구와 정책에 반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만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곧 혼인하지 않는 젊은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는 이야기이기에 결국 현시대에서 비혼선언 축하금 제도를 원하는 인구가 증가한다는 것이고, 특히 기업이 유인하고자 하며, 주축이 되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그 적용 범위가 넓어지는 제도라 생각하면 이는 곧 기업 입장에서는 시대가 요구하는 제도인 것입니다.

특히 최근 들어 전 세계적으로 중시되는 DEI (Diversity, Equity, Inclusion =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에 매우 부합합니다. HR에서는 해당 내용을 인사평가에 넣어야 한다는 의견도 다수 존재하는 시점에서 비혼선언 축하금은 개인의 다양한 판단을 중시하고, 혼인과 비혼 모두를 존중하는 형평성의 성격도 갖추며, 끝으로 그동안 사회에서 당당하게 말하지 못한 소수자들을 포용하고자 하는 의지까지 확실히 어필하여 트렌디한 젊은 기업으로의 이미지까지 확실하게 챙길 수 있는 복지제도인 것입니다. 결국 기업의 입장에선 꽤나 매력적이었으리라 생각되는 바입니다.

 

3. 비용(예산) 면에서도 합리적인 복지제도입니다.

구속력이 없는 비혼선언에 대해 회사의 복지예산을 투입할 수 없다는 의견도 보았고, 이에 대해 다소 이에는 이 눈에는 눈 방식으로 혼인 뒤에 이혼하면 혼인축하금을 반환하는지를 언급하며 논쟁하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이건 역시 어디까지나 직원들의 1차원적 논의일 뿐인 것이고,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기존 복지 예산 증액 없이도 실행가능하며 예산의 배분도 원활하게 이룰 수 있는 제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해당 제도를 도입하는 기업들 중 상당수는 규모가 있는 기업들이지 중소기업에서도 이러한 축하금제도를 논의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우며, 이러한 제도를 신설하는 기업 대부분은 자녀학자금지원, 장기근속포상과 같은 전통적 복지제도를 이미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급속하게 감소하는 출산율과 짧아지는 근속연수, 고등학교 무상지원 정책 등 덕분에 해당 부분의 비용도 급속하게 감소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감소가 급속하지 않다 하더라도 애당초 그 규모가 다릅니다. 학자금 수령 인원이 1명만 줄어도, 근속자 1명만 줄어도 비혼축하금 지급이 몇 명 가능할지 생각해 보면 쉽습니다. 여기서 비혼축하금은 해당 회사의 결혼축하금 수준으로 판단해서 추측하시면 비교적 합리적일 것입니다.

결국 복지예산을 추가로 투입하는 개념이 아니라 과거 다수의 직원들을 위해 마련했던 자녀학자금, 장기근속포상 등의 제도가 지금 와서 특정 일부에게만 집중되어 회사 복지제도가 부실하다고 느끼는 지금의 젊은 직원들에게 세이브되는 예산을 고르게 배분하는 개념인 것입니다.

혼인서약장면사진
비혼선언 축하금은 단지 복지제도일 뿐입니다.

 

4. 비혼선언 축하금 제도는 활성화가 가능할까?

무엇보다 비혼선언 축하금 제도가 활성화될지는 지켜볼 문제이고, 개인적으로 가장 궁금한 포인트입니다. 법적인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사회에는 암묵적인 "눈치"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동일 선상에서 비교는 어려우나 법적으로 보장된 연차휴가, 육아휴직, 산전 후휴가 등을 자유롭게 쓰는 것도 오랜 기간 걸렸고, 지금도 온전히 사용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경우도 많은 것을 보아도 그러합니다.

처음 사용하는 누군가의 용기가 필요한 제도가 아닐까 하는 상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제가 처음 기사를 보며 해당 복지제도를 상상했을 때 느낀 첫 단어는 "유명무실"이었기 때문입니다. 회사는 분명 해당 축하금을 받은 직원이 이후 결혼을 할지라도 결혼 축하금은 지금 하지 않는 장치정도는 걸어 놓을 것입니다. 따라서 결혼을 하고자 하는 누군가는 애당초 관심을 안 갖는 가운데 정말 비혼을 생각할지라도 타인이 봤을 때 소위 혼인을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것 아냐?라는 비난을 받게 되는 경우도, 설사 비혼이 진실일지라도 고작 그 축하금 받겠다고 그걸 굳이 선언서까지 써가며 축하금을 신청하느냐라는 시선을 당분간 감수해야 할 가능성도 있겠다는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나의 상상이 과한 것일까? 그렇다면 결국 기업은 단순 노이즈 마케팅 정도로 활용하는 복지제도로서 활용하는 것인가? 그렇다고 일정 나이가 넘어가면 무조건 지급하는 것도 인격을 존중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해당 제도의 활성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5. 남용도 쉬운 제도, 그때가 되면 사라질 복지제도

결국 제대로 활성화도 안될 것 같지만, 반대로 쉽게 남용되는 경우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그렇게 되면 아마 해당 제도의 본질을 잃고 사라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앞서 말한 경우와 달리 어느 순간 "아무나" 받는 상황이 도래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진짜 비혼의 생각을 갖고 있는 직원이 받는 것이 아닌 모두가 비혼선언을 지켜도 되고 어겨도 되는 문화가 조성되어 입사만 하면 그냥 결혼축하금을 당겨 받듯, 혹은 퇴사하기 전에 미혼이라면 무조건 신청해서 받고 가는 절차로 고정되어 진정 모두를 위한 복지제도로 자리 잡는 다면 해당 제도는 없어질 것입니다.

그 이유는 그때가 되면 또 언론에서는 취지를 잃고 남용됨을 조명할 것이고, 진짜 비혼주의자들조차도 해당 제도의 폐지를 말할 수 있으며 그때가 되어 해당 이슈의 힘을 잃게 되면 기업은 동일한 예산을 또 다른 이슈로 돌려 기업에 유리한 새로운 제도를 기획하는 것이 수순일 것입니다. 결국 이처럼 제대로 사용하기도 어려운, 반대로 남용되기도 쉬운 제도를 놓고 대중은 비혼에 대한 논의를 진지하게 하며 가끔 강한 주장으로 또 갈등을 겪는 것이 아쉬울 때가 있습니다.

 

맺음말 : 비혼선언 축하금 제도는  단지 복지제도에 불과할 뿐

"어떠신가요? 아직도 비혼선언 축하금 제도를 보며 비혼에 대한 옳고 그름에 대해 논하고 싶으신가요? 저는 오히려 이 제도의 운영이 어떻게 진행될지 너무 궁금한 것 같습니다. 향후 이와 비슷한 복지제도 수립에 있어 바로미터가 되어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갑작스럽게 터져 나온 기사들로 마케팅까지 성공한 해당 제도 도입 기업들의 직원들의 행보가 궁금합니다. 모든 제도는 목적과 취지가 좋아도 결국 운영이 중요합니다. 해당 운영을 통해 제도를 생존시킬 수 있는 조직문화가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극단적으로 코로나 시기에 재택근무를 겪어보자 오히려 과거보다 강경하게 재택근무를 반대하는 글로벌 기업도 많아졌듯이 이번 비혼선언 축하금 제도는 앞으로 더욱 다양한 복지제도의 신설을 자극하게 될 것인지에 대한 영향도 클 수 있는 처음 경험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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