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급과 직책의 차이와 관계의 이해 : "지금은 왜 직책중심의 시대인가"(승진이야기 Part.2)
회사의 직급체계를 소개한 지난 글이 신입사원과 같은 사회초년생들이나 취업준비생들을 위한 글이었다면, 이번 글은 사회초년생들과 더불어 기존 재직자들도 명확히 확인하고 여러 생각을 해봤으면 하는 글입니다. 단순히 직급과 직책의 차이를 알고 있다 할지라도 경험적으로 익혀 명확히 정의가 어려운 경우도 많고, 실제 오랜 조직 경험으로 점점 두 개의 차이를 무시하거나 무뎌지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본인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직급과 직책의 개념을 명확히 하고, 차이점 및 두 개념의 관계를 고민하여 왜 지금 시대의 각 회사들이 직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직책중심으로 나아가고자 하는지 고민해 보는 것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직급 승진에 몰두하던 대한민국의 직장인들이 이제 직책자가 되기 위한 방법을 찾고 고민해야 하는 변화의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직급은 개인의 성장단계 즉, 수준을 의미합니다.
직급체계, 즉 단계를 설명하는 글에서도 일부 소개했었지만 사원, 대리, 과장, 차장, 부장과 같은 직급은 현재 나의 수준을 의미합니다. 조직 내에서 혹은 사회 내에서 직급은 일종의 꼬리표(Tag)와 같은 역할을 하면서 개인의 능력 혹은 성과 수준 및 경력 기간을 가늠하는 지표가 되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그 기준을 연공을 중심으로 하여 일정 연차 별 기준을 두고 상대적으로 오래 근무하면 더 높은 수준의 능력을 갖추었다고 보았기에 연차별로 직급을 부여했던 것이고, 성과와 능력이 강조되면서 이를 기반으로 이뤄지는 승진이 대세가 되었지만 역시나 이를 기준으로도 우리는 해당 인원의 수준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러하기에 소규모 조직에서는 쉽게 상위 직급으로 승진이 가능한 부분이었고, 반대로 대규모 조직에서는 어려운 경우가 빈번한 것이 인정되는 것입니다. 각 조직 내에서 인정하는 수준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개인에게는 직급 승진이 동기부여가 되기도 합니다. 조직 내에서 인정받았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그만큼 성장했다고 느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직책은 조직의 위계질서 즉, 조직도를 의미합니다.
직책의 종류 중에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대표적으로 팀장, 사업부장, 본부장, 실장, 대표이사 등이 있을 것입니다. 사원, 대리, 차장, 부장과 같은 직급과 직책이 다르다는 것을 알면서도 직책 또한 승진과 같이 단계별로 상위자가 되는 개념으로만 생각하는 분들이 계시는데 직책은 개인의 성장에 따른 능력 수준 단계를 의미하는 직급과 달리 사실 개인에 달려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물론 능력 있는 자가 직책자가 되기에 직급과 유사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지만 직책은 개인과 무관하게 조직이 결정하는 조직도에 불과합니다. 조직에서 성과를 내기 위한 방법으로 의사결정 단계를 구성하거나 신규사업을 위한 조직 구성, 긴축을 위한 사업축소 등이 이뤄진 의사결정 기구라는 의미입니다. 이처럼 오로지 사업목적을 위해 이뤄져야 하는 직책 구성이기에 개인은 배제되어야 하지만 현실은 사람에 얽매이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직책자로의 임명은 직급 승급과 달리 오로지 우수한 능력과 높은 성과, 장기간의 경험만으로 이뤄져서는 안 될 것입니다. 개인을 보기 이전에 해당 조직에 필요한 요소를 먼저 파악하여 조직 내 베테랑이 필요한지, 외부의 새로운 인력이 유입되어야 하는지, 젊은 리더가 필요한지 결정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직급과 직책의 차이 : "비교가 불가한 별개의 개념"
위에서 말했듯 직급은 개인을 평가하여 판단해야 하는 결과이고, 직책은 기업의 상황을 판단하여 판단해야 하는 것이기에 비교가 가능한 개념이 아닙니다. 가장 쉽게 말하자면 직급이 아무리 낮다 할지라도 직책을 맡는데 문제가 없다는 의미입니다. 사원 직급이 팀장, 본부장의 직책을 맡고, 부장 직급이 팀원이 되어도 하등의 문제가 없다는 것입니다. 비교의 의미가 없지만 애당초 다르기에 직급과 관련해서는 승진 시기마다 회사가 마음껏 승진을 통과시켜도 무방하고, 이를 억제하기 위해 나름의 TO개념을 설정하기도 하지만 직책은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이미 조직도를 만들어 놓은 순간 TO는 정해진 것이고, 굳이 그 수를 늘리려 한다면 심사 통과자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조직을 더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직급과 직책의 비교는 사회초년생들에게 혼란을 가중시키는 포인트이기도 합니다. 이런 질문 들어보셨나요? "부장 직급이 높은 거야 팀장이 높은 거야?" 이 질문 또한 비교가 불가한 개념을 비교하려 했기에 잘못된 질문이지만 사회초년생들은 궁금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이에 대한 답을 요즘 이렇게 합니다. "직급과 무관하게 직책만을 보고 상위자와 하위자를 판단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리고 직책이 동일하다면, 혹은 모두 비직책 자라면 직급과 무관하게 모두 동일합니다." 실상과 다르다 느끼시는 경우가 많겠지만 점점 이렇게 되어 갈 것이고, 머지않아 정착될 우문현답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직급과 직책의 관계 : "떼려야 뗄 수 없는 비례적 개념"
비교가 불가하다곤 했지만 둘은 비례적 관계를 이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원이 본부장이 되어도 무방하다 했지만 실제 사례에는 없다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의미입니다. 조직에서 직책자를 임명하기 위해 후보자를 고민한다면 조직에 필요한 직책자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고 적합한 인원을 물색하는 과정에서 통상적으로 능력이 높은, 일정 수준에 도달한 인력부터 확인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상위직급에 도달했다는 것은 직책자로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라는 의미로 해석 가능하고, 직급이 낮지만 직책에 임명되었다면 상위 직급으로, 혹은 임원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할 것이기에 떼려야 뗄 수 없는 비례적 개념이라고 표현한 것입니다. 만약, 이러한 일반적 경우와 달리 본인이 직급이 높음에도 직책자가 되지 못하고 있거나 직책이 높음에도 승진이 안되고 있다면 이는 스스로 의심해 보고, 이직을 고민해야 하는 사인일 수 있습니다.
직책이 강조되는 이유 : "직책중심의 시대"
드라마나 영화만 보더라도 과거에는 직책이 아닌 직급이 강조되었었습니다. "부장님"을 중심으로 한 풍자와 이야기들이 많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지금은 직책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아마도 곧 "부장님"의 자리를 "팀장님"이 대체하게 될 것입니다. 그럼 왜 이렇게 변해가고 있을까요? 기본적으로 우리나라에 팀제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것이 1900년대 후반 IMF를 겪으면서입니다. 그전에는 연공중심의 직급을 중심으로 각 과, 부처 별로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고, 팀제가 도입되면서 연공이 아닌 능력과 성과를 강조해 왔기에 과거에는 직급과 직책이 100% 가까운 일치도를 보였지만 성과 중심의 팀제 도입 후 직급과 직책이 달라지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 것이 원인일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또한 각 기업별로 고직급화가 이슈화되며 수평적 문화를 강조하거나 제도적으로 직급 단계를 축소하고 직급을 아예 없애며 조직도의 의사결정 기구인 직책자 외에는 모두 실무자화 시켜 생산성을 높이려 한 것이 원인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직급개편에 대한 이야기는 별도로 해야 하겠지만 이젠 확실히 모든 기업이 직책중심, 역할중심을 외치고 있습니다. 우리는 타깃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승진이 아닌 팀장으로 임명이 되기 위한, 임원이 아닌 본부장이 되기 위한 방법을 찾아 힘써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승진은 해당 직책에 임명하고 난 뒤 따라오는 부산물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의 목표점을 재정비하는데 도움이 되길 기대하며, 다음 이야기는 직급개편에 관한 내용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